하야카와 나호코 포르테피아노 리사이틀

이번 리사이틀에서는 쇼팽이 소유하고 좋아했던 포르테피아노와 같은 모델, 같은 시대의 1845년산 플레이엘을 사용한다. 하야카와는 지난 몇 년 동안 쇼팽의 페달 기호를 완전히 따라 연주하는 것을 시도해 왔다. 이는 현대 피아노나 포르테피아노 연주에서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매우 다른 뉘앙스의 효과를 가져온다. 특히 긴 패시지나 전체 곡에서 페달이 전혀 지시되지 않은 연주에서는 그 결과가 크게 달라져 논란의 여지가 있다. 카미유 생상스는 "쇼팽의 작품에서 페달이 자주 지시되는 것은 그가 지시되지 않았을 때 페달이 사용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야카와는 2017년부터 진행해온 역사적 연구와 1845년산 플레이엘을 소유하고 악보를 읽을 때부터 포르테피아노에서 연주해 온 경험을 통해 이것이 사실이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이번 리사이틀에서는 쇼팽의 매우 유명한 연습곡 op.10과 op.25 총 24곡을 처음으로 연주할 예정이다. 이 곡들은 쇼팽의 스타일과 테크닉의 비르투오소적 주요 작품들로, 쇼팽이 페달의 사용과 비사용을 대비시켜 어떤 표현적 효과를 가져왔는지 관객들에게 소개할 수 있을 것이다. 유명한 '혁명의 에튀드'도 쇼팽의 페달 지시는 시종일관 무페달로, 기존의 연주 개념과는 매우 다른 음악적 감각, 플레이엘 특유의 배음이 많은 저음에서 어둡고 강렬하며 무서운 듯한 꿈틀거림을 만들어낸다.
작곡가가 사용했던 현대와 크게 다른 악기, 그에 의한 음악 재현을 접함으로써 충격이라고 할 수 있는 가치관 전환이 일어나는 순간은 우리가 걸어온 삶, 문명에 대해서도 무언가 깊은 사색으로 이끄는 예술적 체험이 될 것이며, 비대화, 기계화, 획일화 되어가는 현대 사회 속 한 귀퉁이의 향기, 등불이 될 것입니다. 될 것입니다. 부디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R.P. Dias(음악감독)